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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라이즈 : 사랑에 빠지기 가장 완벽한 도시, 비엔나

by infoeditor101 2024. 11. 1.

우연으로 시작된 9시간의 이야기

차가운 공기가 늦은 가을로 접어드는 이 계절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비포 선라이즈'입니다. 기차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단지 로맨스 영화로 끝나지 않습니다. 비엔나로 훌쩍 여행 가고픈 마음이 들게도 하고, 첫사랑의 떨림이 떠오르게도 하며,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에 잠기게도 합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 격렬한 부부 싸움을 피해 자리를 옮긴 셀린(줄리 델피)이 우연히 제시(에단 호크)의 맞은편에 앉으면서 시작됩니다. 책을 읽고 있던 제시는 셀린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고, 두 사람은 금세 서로에게 매료됩니다. 철학, 사랑, 인생에 대한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어지고, 다음 날 아침 비엔나에서 내려야 하는 제시는 직감적으로 이 만남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셀린에게 비엔나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자는 제안을 합니다. 비엔나의 거리로 나선 두 사람은 서로의 어린 시절과 첫사랑 이야기도 나누고,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순간들을 고백하며, 레코드샵에서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며 서로를 이해해 갑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두 사람의 감정도 깊어집니다. 길거리 시인에게서 시를 한 편 받고, 바에서는 당구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다뉴브 강변에서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해가 뜨기 직전, 두 사람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다시 만날 것인가, 이 완벽한 하룻밤을 추억으로 남길 것인가. 그들은 6개월 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연락처조차 주고받지 않습니다. 단지 서로를 믿고 기다리기로 하고 기차역에서의 마지막 작별 키스와 함께, 둘은 각자의 길을 떠납니다. 평생 잊지 못할 9시간의 여정이 그렇게 마무리됩니다.

사랑에 빠지기 좋은 비엔나의 영화 속 명소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비엔나의 거리를 마치 제3의 주인공처럼 담아냅니다. 제시와 셀린이 걸었던 길을 따라 비엔나의 로맨틱한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이 장소들은 현재도 전 세계의 영화 팬들이 찾는 비엔나의 로맨틱 스폿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 서역(Westbahnhof) : 두 주인공의 여정이 시작된 곳입니다. 1949년에 지어진 이 역사적인 기차역은 지금도 유럽의 주요 철도 교차점입니다.  
- 마리아 테레지엔 광장 : 해 질 녘의 마리아 테레지엔 광장은 영화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면 중 하나를 선물합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간직한 이 광장은 주변의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과 어우러져 해질 무렵 특히 마법 같은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 프라터 공원의 대관람차 : 1897년에 지어진 이 대관람차는 비엔나의 상징적인 명소인데,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가장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 다뉴브 강 :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 로맨틱해지는 다뉴브 강변은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을 완벽하게 담아내는 장소입니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밤하늘의 별들과 도시의 불빛이 만드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 클레멘스 크라우스 공원 : 새벽녘, 이 공원에서 만난 기타리스트의 음악은 두 주인공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만듭니다. 지금도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장소라고 하니, 그들의 공연을 여유롭게 즐겨보는 것도 여행의 순간을 특별하게 해 줄 것입니다.
- 카페 슈페를 : 1880년에 문을 연 카페 슈페를은 당시의 우아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엔나의 전통적인 카페 문화를 대표하는 이곳에서 비엔나의 전통 커피와 애플 슈트루델을 즐기며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과 일상에 기분 좋은 변화를 줄 영화 

이 영화가 특별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여행지에서는 단 하루도 마치 영원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해가 뜨기 전까지라는 제한된 시간은 오히려 두 사람의 대화를 더욱 진솔하게 만듭니다. 마치 우리가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이에게 평소라면 하지 못할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 번째로 이 영화는 진정한 로맨스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화려한 장치나 극적인 사건 없이도,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이해와 공감을 거쳐 설렘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변화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마치 첫사랑을 보는 것 같은 설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20대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대화 속에는 사랑, 결혼, 죽음, 신념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여행을 앞둔 이들에게 관광 명소를 쫓아다니는 대신, 현지인처럼 도시를 천천히 걸으며 발견하는 작은 순간들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아마도 우리는 조금 더 용기 내어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볼지도 모르고, 우연한 만남에 조금 더 설렘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이런 영화 한 편이 우리 삶에 작은 변화의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